지난 5월 30일 저녁,
저녁을 챙겨먹고 시청광장에 도착한것은 생각보다 조금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도착해서 시청역 3번출구쪽으로 나갈때는 몇몇 분들이 촛불과 종이컵을 가지고 귀가하시는 걸 보고선
벌써 끝난거 아닐까 뭐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나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리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차벽을 비-잉 둘러 시청광장에 들어섰을때는
어마어마한 인원들에 많이 놀라기도 했구요.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분들도 많았습니다.

8시 45분쯤이었나?
어디론가 사람들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같이 흘렀죠. 그게 가두행진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이제서야 처음 촛불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그것도 남자친구 손에 이끌려서 말이죠.

그리고 9시가 좀 넘은 시간에 가두행렬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갔습니다;;;
다리가 좀 아팠거든요=_=;;
운동 부족을 실감했다고나 할까요;;;
뭐 어찌됐든.

촛불이 꺼지지 않게 바람막이가 되는 종이컵에 이런 문구가 써 있는걸 봤습니다.

" 내돈주고 촛불샀다"

이명박님이 양초와 종이컵은 도대체 누가 사준거냐고 버럭댔다하지요.
배후가 누군지 밝히라 했다하죠.
...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누가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겠습니까.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 했습니다.

그리고 광장을 둘러싸고 있던 차벽에 이런 문구도 봤습니다.

"어서 전역해서 촛불들고 나와라"

그렇죠. 전경들도, 의경들도 우리의 아들들인겁니다.
그네들도 좋아서 진압하러 나온건 아닐겁니다.
국방의 의무, 나라 지키러 가서 상부에서 시키니까 어쩔수 없이 진압하러 나온걸겁니다.

...그래도 군화신은 발로 사람 밟고 방패를 무기삼아 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몇 해 전 AI 돌던 시기에 군대엔 닭고기만 나왔다 하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물론 75도 이상, 5분이상 조리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하는 조류독감입니다.

그런데 미국산 쇠고기 들여오면,
학교에서 급식먹는 우리네 아이들,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군대가 있는 우리네 아들들.

가장먼저, 가장 쉽게 미국산 쇠고기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게 아닐까요?

광장을 다 채우고, 인근 도로까지 모여든 사람들.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 이명박은 물러나라", "협상무효 고시철회" 같은 구호를 외치는걸 보니 가슴이 좀 따뜻해졌다고 할까요?
그리고 현 정부에 대해 가지고 있던 반발심이 더 커지기도 했구요.
이렇게 많은사람들이 살고 싶다고, 뇌에 구멍 숭숭 뚫려가며 죽기싫다고 하는데
그렇게 고집해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명박씨 본인이 자진해서 사퇴하는거 외에 다른 방법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고..
취임 두달만에 국민 생명을 위협할 줄 몰랐고,
취임 100일만에 나라를 이꼴로 만들줄 몰랐습니다.

오늘날이 진정 21세기의 2008년이 맞긴 한겁니까.
각종 보도자료들을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980년에 살고 있는것 같아 통탄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래요. 타임머신이 있다면 2007년 대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중국 지진피해 난 곳의 어린이를 안고 있는 이명박님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분명 안쓰럽고 가슴아픈 일이긴 하지만
국내 어린이들이 먼저 아닐까요?

날씨가 더워지는데 여름교복조차 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여럿이고,
결식아동들도 많은 우리나라입니다.

이명박님. 당신은 어느나라 대통령입니까?
임기가 6개월 남은 미국 대통령과 골프카를 타면서 그 골프카를 손수 운전하시고,
일본 천황에게 고개 숙이고,
국내 어린이보다 중국 어린이들을 먼저 챙기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그런 당신은 도대체 어느나라 대통령이냐, 이말입니다.


우리는 당신네들 월급을 주는 납세자입니다.
우리가 당신네들 월급 주고 있다는 말입니다.
요즘처럼 세금이 아까운적은 없습니다. (물론 세금내기 시작한게 얼마 안되지만 말입니다.)

봉급자로 치면 국민이 당신네들 월급주는 사장님들이란 말입니다.

그런 국민들 다 죽일겁니까?

서민들 다 죽이고, 부자들만 데리고서 경제 살릴겁니까?
서민들에겐 귀 닫고 부자들 말에만 귀 기울이실겁니까?


지금은 21세기 2008년도 입니다.
그렇게 무력으로 진압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말입니다.
무력으로 진압하고 방송사 억압해서 말막고 입막기엔 우리나라는 IT 강국인 것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인터넷강국 아닙니까.


무력으로 진압하려 할수록 반발심만 더 커진다는걸 왜 모르십니까.

이미지 쇄신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건강 위협요소를 먼저 제거하고
일단 본전(?)부터 찾으라, 이말입니다.

촛불이 꺼지지 않게 하는것은 종이컵이 바람막이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국민생명이라는 촛불이 꺼지지 않게 바람막이가 되어주어야 할 것은 바로 정부이구요.


쓰다보니 흥분해서 두서없이 마구마구 늘어놓은 꼴이지만.
그리고 사진한장 없는 글이지만.
그저 속상하고 분통터지는 마음에 몇자 끄적여봤습니다.



쇠고기가 드시고 싶다는 우리 어무이께
마음편히 쇠고기 사드릴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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