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귀향

27일 금요일, 퇴근하고선 집에서 이리저리 정리도 하고 철도노조 파업때문에 영향갈까 집에서 일찌감치 출발한 덕인지,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예약해놓은 티켓을 발권하고도 출발까지 남은 시간이 20여분.
솔직히 그다지 햄버거가 땡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 삼각김밥이 없어놔서;; 롯데리아에서 버거세트를 구입, 차안에서 먹구선 허기진 배를 채우다 생각한건 문득. 아아, 버블버블;; (음?)

에잇, 이미 지나간걸 어떡하리, 난 엄마랑 아빠품으로 돌아가는거야- 이러면서도,
서울에 남아있는들, 만날사람 없는 주말에 혼자 궁상맞게 집에서 굴러다니느니 창원가는걸 잘하는걸거야,
원래 이번주에 내려가기로 했었잖아, 롯데백화점 세일인데 이참에 쇼핑이나- 하는 갖가지 생각들로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다.

혼자서, 주말 내내 오롯이 혼자서 그 많은 시간들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다. 는게 솔직한 심정.




1. 상경

사실 엄마랑 아빠 외투를 사드리려고 동생님하와 엄마를 대동하여 백화점 쇼핑에 나섰는데,
그다지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고,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너무 가격대가 후덜덜하여...(눈이 높아진건지, 가격이 오른건지) 결국 덕본건 동생님하.

버커루- 에서 후드티랑 후드조끼를 일시불로 질러서 동생님하 옷 장만 완료.

옷 이뻤으니 므, it's ok.


4시 13분, 창원에서 동대구까지 가는 무궁화호를 타고, 5시 55분에 서울까지 가는 ktx 탑승.

...아아, 너무 오래 걸린것처럼 느껴진 하루였음.

집에오니 8시 45분.




2. 유자차

지하철에서 내려 집까지 오는 길에 내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에게서 묻어나는 기억들을
(하지만 이제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유자차'의 가사에서처럼) 설탕에 켜켜이 묻어두어야함에 애잔해지는 마음.

어쩌면 내가 그토록 아팠던 것은,
과거에 일어난 일 때문에 아팠던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이 현재 진행형이었기 때문이었겠지.
하지만 이제 그마저도 과거형으로 이야기해야 할 때.

울지는 말자, 스스로를 다독이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라도 절대 흘리지는 않으리라, 두 번 세 번 다짐하곤
이제는 마음을 추스려야 할 때.

시간이 약이라는데,
도대체 얼마나 지나야 할까 덜컥 겁부터 나게되더라.

아.
언제쯤 내공이 하늘만큼 쌓여 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되는 길은 역시 외강내강. 그런 사람인걸까.

혼자 있을 때는, 애써 괜찮은 척 하지 말자, 다짐했다가도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볼 자신이 없어 거울을 보며 싱긋.

난 괜찮아요. 난 괜찮을 거예요. 난 괜찮아 질 거예요.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3. 잔인한 11월

개인적으로 참 잔인한 11월.
이제 그마저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음에 이제는 지나가는 시간처럼 보내줘야 할 11월.

12월이 오고, 2010년이 오고, 1월이 오고, 난 한살 더 먹겠지만.

오랜만에 들른 희열님의 블로그에 가장 최근일자로 적혀있는(하지만 벌써 1년 3개월째 업뎃이 없으신...) 포스트에 적힌 문구처럼.


"애써 철들지 말자"


난 여전히 영화관에서 애니메이션 즐겨볼거고,
남들한테 "초딩들이나 좋아할 법한" 버블버블쇼를 좋아할 거고,
굴러가는 나뭇잎만 보고도 꺄르륵 웃을 수 있는 내가 될겁니다.

...그러고보니 그시절 그 많던 웃음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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