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오랜만의 외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소답동 도미노 피자 앞, 도로변 인도.
누가 후다닥 뛰어와서는 대뜸 성이 뭐냐고 묻더라.
혹시 날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얼굴을 유심히 뜯어보며 전氏라고 그랬다.
그랬더니 파, 본관을 묻는다.
아, 그런걸 왜 묻냐고- 그랬더니 그 분이 무슨 본관에 무슨 파라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씨종자'라는거 들어봤냐고.
무슨 '씨'자에 무슨 '종'자에 무슨 '자'자 라는데, 대충대충 건성으로 들어서 모르겠다.
아무튼, 팔백몇번 윤회를 하고 그 가문의 시작과 끝을 뭐...라하는 사람을 씨종자라 한다더라.
자기도 씨종잔데, 씨종자는 씨종자를 알아본다고 하며 무지 반가운척 하더라.
조상을 믿으냐고 할 때. 확신했다.
'아, [도를 아십니까]류구나.-_-'
그렇게 씨종자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밖에 도움 안되는 질문들이 몇개 오고갔다.
몇년생이냐는둥(83년생이랬다-_-)
지금 어떤일 하고 있냐는둥(학생이라 그랬다)
복 많다는 이야기 안들어봤냐는둥
(도를 아십니까- 에는 많이 잡혀봤지만 얼릉 빠져 나오려고 한번도 없다 그랬다)
요즘 집에 일이 잘 풀리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었고(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ㅋ)
따로 공부하는거 있냐고 물어보기도 하더라.(단호하게 없다 그랬다. 그러니 넘어가더라.ㅋㅋ)
그밖에 모르겠다고 대답한게 두어개 더 되는거 같은데,
워낙 건성으로 들어서 무슨 질문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ㅋ
굉장히 싸가지 없게 굴었다. 누가? 내가.ㅋㅋ
이야기 하는데 눈도 안보고, 딴짓하고,
문자보내고(반창회 가는 길이었기에, 가다가 잡혔다고 문자보냈었다)
그래서 요점이 뭐냐고, 결론이 뭐냐고 다그치기도 했고.
나이스 타이밍-
친구한테 전화왔다.ㅋ
그러게 지금 내가 친구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해도 길거리에서 사람잡고 이야기하더니,
'친구랑 통화 끝나고 나니까, 지금 친구 만나러 가는 길이냐고 묻더라.
그렇다고 하니까 '친구를 되게 늦게 만나시네요-' 하더라.
그시간에 길거리에서 사람붙잡고 이야기하는건 괜찮단 말인가-_- 그것도 생판 모르는 남을!
그렇게 나는 10분만에 탈출(?)에 성공했다.
다음에 기회있으면 꼭 이야기 들으라더라.ㅋ
집에와서 '씨종자' 검색해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창원에서 당한(?)분들 은근 많으시다.ㅋ
창원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공부원 준비한다는 여자분 하나랑,
명지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여자분 하나.
내가 오늘 만났던 분은 공무원 준비한다고했는데- 아마 이 여자분이
도계동에서 소답동, 서상동, 팔용동쪽을 담당하고 계신듯하다.ㅋ
기존의 도를 아십니까- 와는 확실히 다르다.
한손에는 핸드폰, 그리고 크로스백.
그리 길지 않은 단발.
미소띈 얼굴이 확실히 호감형이긴 했으나.ㅉㅉㅉㅉ
게다가, 기존의 2인1조가 아니가. 단독으로 진행.
아.. 그나저나 저기요- 하고 불렀을땐 어찌나 놀랐는지;ㅁ;
자, 2인 1조가 아니라고해서 방심하지 말지어다.
(+)
검색해보니, 씨종자 어쩌고 하는 종교가 있긴한가보다.
사이비이든 아니든간에, 버젓이 포스트가 있는걸보면 말이다.
우리나라가 종교자유-이긴 하지만...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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