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본문보기 2007/03/12 03:26
지은이 우타노 쇼고 | 김성기 옮김
출판사 한스미디어
별점

*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책을 다읽고 손에서 놓은지 한시간 반만에 쓰는 따끈따끈한 후기.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은 그저 작가가 얼마나 공들여서 이걸 썼을까, 하는거;

그리고 완전 제대로 속았음(라는 표현이 맞으려나.ㅎㅎㅎ)에 오히려 감탄하게 된다는거.

박수라도 막 쳐주고 싶달까.ㅎㅎㅎ


어찌됐든, 책을 읽다보면, 누구나 당할(?!)수 밖에 없을거 같다.ㅋ

대단한 반전이 있다고 그래서 절대 속지 않을거라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집중해서 읽었는데-

ㅎㅎㅎㅎ 여지없이 나도 제대로 당해버렸다.

너무 깔끔하게 당해버려서 허허허-웃음이 나올 정도?ㅋㅋㅋ

반박할 여지가 눈꼽만큼도 없다.ㅋㅋㅋ 정말 '완벽'하게 당했다.ㅋㅋㅋㅋㅋ


생각해보면 소설에서 가장 처음 접하는 첫문장에서부터 이미 미끼를 덥썩 물어버린 상태였다.ㅋㅋㅋ

이야기가 진행 될 수록 별 연관성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펼쳐지기만 한다.

책을 반쯤 읽었을때는 '이렇게 이야기를 벌려만 놓고, 어떻게 수습할려고-'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그런데 마지막에는 뭐.ㅋㅋㅋㅋ


'낚시'에 비유하자면,

작가가 미끼도 달지않은 낚시를 강물에 던지자 마자 덥썩 물어놓고는,

'그래, 니가 한번 날 낚아봐- 나 그렇게 쉽지 않아-' 라고 버티고 있는 꼴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미 낚시바늘을 물고있으면서 물고 있는지도 모르는 물고기를 바라보면서 낚시줄을 풀었다 감았다 한다.

그러면 물고기는 그 줄에 이끌려다니면서도 절대 이끌려간다고 생각하지 못하는거다.

작가는 천천히 낚시줄을 감고는 어느순간에 정말 월척(!)을 낚아버리는데,

'아, 당했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싱싱한 횟감(!)이 되어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것이다.ㅋㅋㅋㅋ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라는 서정적인 제목과는 다르게 내용은 치밀하다.

(게다가 표지도 그 분위기에 한몫해서는, 로맨스소설 정도의 분위기가 풍기지 않는가.ㅋㅋ)


별점에서 반개를 빼버린건,

내가 너무 완벽하게 당한것에 대한 보복이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지수 MAX!


" 그런 거야,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

사람들이 과심을 갖는 건, 기껏해야 나뭇잎이 파란 5월까지야.

하지만 그 뒤에도 벚꽃나무는 살아 있어.

지금도 짙은 녹색의 나뭇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

그리고 얼마 후엔 단풍이 들지."

박사가 사랑한 수식 본문보기 2007/03/12 02:48
지은이 오가와 요코 | 김난주 옮김
출판사 이레
별점

* 박사가 사랑한 수식 - 오가와 요코


국내에선 지난해 11월에 개봉한, 같은 제목을 가진 영화의 원작.


1975년에서 멈춰버린 기억.

시간은 흘러가지만, 박사에게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새로운 기억이나 추억이 생기지 않는다.

박사의 기억력은 80분.

덕분에 박사가 입고 있는 양복에는 클립으로 고정된 메모지가 여러장이다.


이야기는 박사의 집에 출퇴근 하는 베테랑 파출부(가사도우미..라고 해야할까? 책엔 파출부라 되어있는데;)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라는 점에서 파출부와 그녀의 아들 루트의 배려심이 참 예쁘다.

특히 고작 열살의 나이로 박사의 그런점을 보듬어주려고 하고 위로해주는 루트가 예쁘다.


기억이라.

함께 어떤일을 하며 그 순간의 느낌을 기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것.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박사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다.

박사에겐 파출부도, 루트도 매일 처음보는 낯선이였을것이다.


'내 기억은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는 얼마나 괴롭고 힘든 일일까.


책을 읽으면서 수학.. 이라기보다는 '숫자의 재발견' 이랄까.ㅎㅎ

완전수, 부족수, 우애수, 삼각수 등등.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된 계기-?ㅎㅎㅎ

수학을 좋아하긴 했지만, 좋아하는 것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던 나로서는-

(어느순간부터 수학을 접하게 될 계기가 없어졌다. 산수말고, 수학.ㅎㅎ)

박사처럼 실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숫자, 혹은 수학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나도 루트처럼 수학쪽으로 진학하려 했을지도 모르겠다.ㅎㅎㅎ


많은 분들이 많이 울었다 하는데,

책 읽을당시 감정상태가 불량해서인지, 감정이 메말라버린건지 크게 눈물이나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서 별점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냥 그 어린것의 배려가 기특하고, 예뻤달까.ㅎㅎ

물론 파출부아줌마도.ㅎㅎㅎ


여튼, 언젠가 시간내서 영화로도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어이어이; 하드에 있는 영화부터 일단 좀 보고 지우라구-_-)


나에게는 숫자의 딱딱함으로는 생각할 수 없었던 감동을 주는 소설이었다.



" 자네 생일이 몇월 몇일인가? "

" 2월 20일인데요."

대답은 필요 없어- (미야베 월드 3) 2007/03/12 02:01
지은이 미야베 미유키 | 한희선 옮김
출판사 북스피어
별점

* 대답은 필요 없어 - 미야베 미유키


'대답은 필요없어', '말없이 있어줘', '나는 운이 없어', '들리세요', '배신하지마', '둘시네아에 어서오세요'


이 여섯편으로 구성된 단편집.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탄탄하다는 느낌이었다.

많지않은 양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고-

(짧은 시간 틈틈히 보기에도 절대 부담스럽지 않은 양이랄까.

 두껍지 않은 두께에 무려 여섯편의 단편들이+_+)

작가 나름의 시선으로 사회의 단면을 비판하는 것 같기도 하고.

깔끔한 마무리까지.


개인적으로는 여섯개의 단편집중에 '대답은 필요없어'가

나 스스로에게 굉장히 강하게 각인된듯.ㅎㅎ


" '안녕'에는 대답이 필요없죠 "